유럽 5대리그/리그앙

'미라클 브레스트' 프랑스 축구계를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다.

추크알뫁 2024. 4. 28. 18:25

1. 들어가기 앞서


브레스트.

혹시 당신은 브레스트란 프랑스의 축구팀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프랑스의 축구에 관심이 있는 팬이겠지만 5대 리그 중 관심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리그앙이기에 아마도 못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브레스트는 그동안 축구팬들의 눈에 들어오지 못한 팀이었는데 브레스트의 역사는 2부, 3부를 오가던 팀이었고 90년대에는 한차례의 파산을 맞이했을 정도의 프랑스의 평범한 지방 축구 클럽들 중 하나였고 리그앙에 승격한 이후로도 줄곳 중하위권에 머물렀고 최근 들어 브레스트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파브르, 호로낫 선수가 있었으나 두 선수 모두 팀을 떠나 팀에서 에이스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라곤 델카스티요 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3년 1월 이후로 에릭 로이 감독이 부임하면서 브레스트는 180도 바뀐 성적을 보여준 브레스트는 시즌 초반부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올렸고 리그앙 내 강팀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약팀들을 상대로 많은 승을 기록하면서 리그앙의 중하위권 팀이었던 브레스트는 어느덧 리그앙의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축구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에릭 로이의 브레스트가 대단한 모습을 보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2. 단순하지만 확실한 그의 전술.

공격 상황


에릭 로이의 브레스트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본인만의 철학을 확고하게 갖고 있는 감독들의 경기와는 무언가 다름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에릭 로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설정한 기조 내에서 선수들이 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에릭 로이 감독은 기본 스타팅 라인업으로 4-3-3 전술을 채택하였으나 경기 내에서는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와 4-2-3-1의 형태를 유동적으로 같이 활용하고 있으며 브레스트는 공격 상황에서 단순하지만 매우 획일화된 기조를 설정하였는데 두 가지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공간침투"와 "적극적인 패스를 통한 기회 창출"이다.

브레스트의 선수들은 어느 포지션 가릴 것 없이 매우 적극적으로 공간 침투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미드필더와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침투를 시도하며 이들로부터 공격이 시작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파란색 동그라미 - 랄라, 빨간색 동그라미 - 델카스티요


위 상황은 랄라와 카스티요가 측면에 위치해 있는데 델카스티요가  패스를 받은 상황에서 랄라는 카스티요 방향으로 뛰어오자 델카스티요가 본인이 직접 공을 몰고 하프 스페이스 방향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함으로써 본인 뒤로 공간이 생기도록 만들자 랄라는 이에 호응하여 델카스티요의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케이스인데 위 상황에서는 브레스트의 선수들이 리옹 선수들을 우측면으로 몰리도록 유도한 상황에서 브레스트 선수가 침투를 시도하였고, 침투하는 선수에게 패스를 건네주는 것을 본 좌측면에 위치해 있던 로코가 리옹의 선수들을 몰려 생긴 빈 공간으로 침투한 뒤 로코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함으로써 로코를 통해서 공격을 전개하였다.



위 두 상황은 브레스트의 두 풀백이 보여준 적극적인 공간침투의 결과물인데 두 선수의 터치맵을 보면 측면에서 많은 볼터치를 가져감으로써 로코와 랄라 두 선수가 공격 상황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풀백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위에서 언급한 미드필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브레스트의 미드필더들은 단순히 빌드업을 통해 최전방 공격수에게 볼을 전달하며 기회를 만들어낸다는 역할만이 아닌 본인들이 직접 공격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이 중에서 특히 카마라 선수는 본인의 파트너로 나온 마녜티와 리멜루가 상황에 따라 투볼란치를 이루어 나오는 것과는 다르게 본인은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23라운드 스트라스부르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였다.

카마라 본인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처럼 카마라의 위치에서 출전하는 둠비아라는 선수 또한 카마라의 역할인 적극적인 공격 참여를 수행한 결과 17라운드 로리앙 전에서 4골을 넣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다.

브레스트는 빌드업 과정에서 리멜루가 핵심적인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리멜루와 센터백들을 중심으로 후방에서 볼을 전개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때로는 후방에 위치한 골키퍼나 센터백들 그리고 리멜루 선수가 양측에 위치해 있는 풀백들, 더 나아가 최전방에 위치해 있는 공격수들에게 직접적으로 롱패스를 선택하는 상황까지도 보여준다.

이 상황에서 리멜루 본인 혼자만이 센터백 앞에 위치하여 빌드업을 이끄는 경우도 있으나 마녜티 선수가 내려와 함께 투볼란치를 이룸으로써 리멜루 개인만이 빌드업의 무게를 지는 것이 아닌 마녜티 선수가 함께해 상대의 압박 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며 수비 상황 시에도 둘이 함께 수비함으로써 수비에 대한 부담감까지 같이 해소할 수 있게 해 준다.

비조트는 후방에서 많은 롱킥을 시도했다.



중원과 풀백들이 적극적인 공격 참여와 찬스를 만들어내는 동안 최전방의 공격수들은 가만히 손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브레스트의 윙어들은 풀백들이 침투하는 공간을 만들어내 주거나 중앙으로 밀고 들어와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패스를 찔러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시즌, Fotmob에서 제공하는 스탯을 기준으로 브레스트의 경기 당 크로스 정확도는 5.9로 리그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며 이 크로스는 양측면에 위치한 윙어들이 크로스를 올려 많은 기여를 올리고 있으며 특히 오른쪽 윙어로 나온 델카스티요 선수는 Fotmob에서 제공하는 스탯을 기준, 90분 당 기회 창출을 3.2를 기록했으며 총 85번의 기회 창출을 기록했다.

더불어 델카스티요 선수의 이런 기회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델카스티요 선수는 4월 28일을 기준, 리그 내 어시스트 1위를 기록 중에 있다.


르두아롱와 델카스티요 선수의 터치맵, 주로 측면에 몰려있으나 중앙에서도 많은 터치를 가져가고 있다.


수비 상황


브레스트는 수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플레이는 빠르게 상대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공을 빼앗아 재빠른 역습으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축구를 하는 브레스트의 전술상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선수들은 빠르게 공을 되찾기 위해 신속하고 빠르게 공을 점유 중인 선수를 압박함으로써 선수의 실수를 유도하여 공을 다시금 되찾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압박의 강도와 압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타내주는 PPDA에서 브레스트는 모나코, 파리 생제르망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인데 지수가 낮을수록 압박을 효율적으로 나타내는 PPDA에서 9.9를 기록하면서 브레스트의 압박은 상당히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브레스트가 어떠한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는지 알아보겠다.

위 상황에서 상대팀의 센터백이 공을 우측면으로 전개하자마자 브레스트의 선수들은 빠르고 강하게 압박을 가하였고 상대팀이 압박으로 인해 실수를 하자 이 실수를 놓치지 않고 빼앗음으로써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위 상황에서는 센터백이 본인이 앞에 위치한 미드필더에게 패스하자 브레스트의 스트라이커가 내려오면서까지 압박을 가하자 상대팀의 미드필더가 패스 실수로 범하였고 이를 놓치지 않고 브레스트는 공을 인터셉트해 바로 공격을 전개하였다.

브레스트는 이러한 압박 상황을 통해 공을 빼앗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리그앙에서 가장 많은 파울을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압박 상황을 통해서 브레스트는 본인들의 단점인 높은 라인에서 오는 리스크를 커버하고 더 나아가 본인들의 장점 중 하나인 기회 창출을 만들어낸다는 모습에서 브레스트의 이런 압박 시스템은 브레스트의 전술에 최적화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3. 브레스트는 이런 모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까?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브레스트가 이런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면 좋겠지만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 중소구단은 감독의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에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필자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브레스트의 에이스인 카스티요나 리멜루와 같은 선수들이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를 순 있으나 두 선수 모두 이제 30줄에 다가가거나 이미 30살이며 나머지 선수들도 에릭 로이 감독이 만들어낸 전술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기에 가능하면 젊은 선수를 원하는 빅리그 영입 기조상 이들은 최우선 타깃이 아니기에 전력 공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스쿼드 이탈 분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지속 가능을 위해 보완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브레스트는 리그앙의 강팀들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는 브레스트의 스쿼드가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안 좋은 것도 있지만 브레스트의 높은 수비라인을 강팀들의 공격수들이 손쉽게 돌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모습을 고쳐낼 수 있다면 브레스트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유럽대항전을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사진 출처

https://breakingthelines.com/tactical-analysis/tactical-analysis-eric-roys-brest/

Tactical Analysis: Eric Roy’s Brest

When Eric Roy took charge of Stade Brestois 29 on January 3, 2023, the French club were battling relegation. Today, they are on track to qualify for European football for the first time in club history, sitting second in the Ligue 1 table, 10 points behind

breakingthelines.com


https://totalfootballanalysis.com/head-coach-analysis/eric-roy-brest-202324-tactical-analysis-tactics

통계 자료

PPDA - 옵타